Say Yes To Gay Ya

진흙 얼음 2011. 9. 16. 07:06



 가디언 모바일을 보다가 알게 된 뉴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온라인에 9월 12일자로, 에이전트로부터 청소년 소설(YA: Young Adult)에 등장하는 게이 주인공을 스트레이트로 만들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작가들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에 대한 후속기사들이나 반응들도 찾아볼 만,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 #YesGayYA 로 볼 수 있다.

아래는 별번역: 
 

(원문: http://blogs.publishersweekly.com/blogs/genreville/?p=1519 )

편집자 로즈 폭스(Rose Fox)의 노트:
이 포스트의 본문은 <물고기들은 알을 낳으려 돌아온다 All the Fishes Come Home Roost>의 저자 레이첼 마닌자 브라운(Rachel Maninja Brown)과 <크라운 듀얼 Crown Duel>을 비롯한 여러 청소년 소설의 저자 셔우드 스미스(Sherwood Smith)에 의해 씌어졌다. 레이첼, 셔우드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작가들이 익명으로 글을 남길 수 있도록 게시판을 열어둔다. (링크는 여기http://blogs.publishersweekly.com/blogs/genreville/?p=1503) 소수자 캐릭터, 작가, 독자에 대한 의제의 취사선택에 있어 모든 작가들, 에이전트, 편집자, 출판인과 독자들이 진지하고 성실하게 그 장단점을 논하고, 이 토론이 출판의 모든 분야로 확대될 수 있길 바란다.


 

Say Yes To Gay YA

- 레이첼 브라운, 셔우드 스미스


 우리는 세기말을 다룬 청소년 소설의 공동저자다. 작품 출간을 위해 에이전트를 구하면서 우리는 작품이 거절당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작품을 수정하라는 요구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에이전트는 게이 캐릭터를 스트레이트로 만들거나, 아예 잘라내버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우리의 소설 <이방인 Stranger> 에는 각각의 시점을 가지는 다섯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유키 나카무라로, 그는 게이이며 남자친구가 있다. 유키의 로맨스에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이성애 로맨스와 마찬가지로 키스 장면 이상으로 명시적인 행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의 소설과 같은 장르의 베스트셀러 청소년소설을 출간한 한 메이저 에이전시에서 나온 에이전트가 우리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그는 우리에게 게이 캐릭터를 스트레이트로 만들거나 그의 시점, 그리고 그의 성적 지향성을 나타내는 모든 장면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제안했다.

 레이첼의 대답은 이러했다. "게이 캐릭터를 스트레이트로 만드는 건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는 것이다. 이는 도덕적인 문제다. 나는 십대들을 위해 책을 쓰고, 그 중에는 게이 청소년들도 있다. 그들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을 읽지 못하게 하는 일은 옳지 않다."

 에이전트는 이 책이 인기를 얻어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독자들이 이 책을 이미 충분히 탐독한 후에 나올 속편에서 유키가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게 어떠한지 물었다.

 우리는 그 제안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시리즈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가 불분명한 뿐더러, 도덕적인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는다. 청소년 소설에 게이 주인공을 등장시키지 못하게 하는 일은 게이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너무나 끔찍해서 그런 사람들은 소설 속에서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일이다.

 이미 많은 LGBTQ 청소년들은 그런 말에 익숙하다. LGBTQ 청소년들의 자살율은 이성애자 청소년들보다 4배 높다. (참조: http://www.eric.ed.gov/PDFS/ED334503.pdf )청소년용 SF/판타지 소설에 LGBTQ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자살의 직접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의 절망을 낳는 사회적 편견의 원인 중 일부가 된다.

 우리가 이 소설을 쓴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청소년들--그들 중에는 게이도 있고, 비백인도 있다--이 한 번이라도 자신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재미있는 세기말 어드벤처를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에이전트는 이러한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에이전트에게 시간을 내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제안을 거절한 뒤 전화를 끊었다. 침묵을 깬 것은 셔우드였다. "그런데 그 에이전트는 베키와 브리사(조역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다)도 커플이라는 사실은 몰랐나 보지? 그애들이 키스하는 장면 있었어? 아니지? 그럼 레즈비언 키스신을 당장 추가하자!"

 이는 비단 단 하나의 특수한 사례, 그 특정한 에이전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전에도 이미 수정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 지난번 에이전트 역시 게이 캐릭터 유키의 시점을 잘라내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혹시 그 에이전트 개인의 성적 지향성과 관련있는 문제인가 생각해 보았지만 그가 큰 소리로 떠들고 다닌 것이 아닌 이상 우리로선 알 방도가 없다. (한 소년이 두 소녀와 데이트하는 것 역시 청소년 소설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남자아이가 바람을 피우거나 거짓말을 하는 건 괜찮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 소설의 주인공들 중에 백인이 아무도 없어서 싫어한 에이전트도 있을런지 모른다.)

 우리가 출간 거절을 당한 것이 전적으로 편견 때문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분명 다른 이유들도 있다는 걸 안다. (다른 에이전트 한 명도 수정을 요구하긴 했지만 우리가 그쪽과 이야기를 그만둔 건 캐릭터의 성적 지향과 무관한 의견차이 때문이었다.)

 이는 특정한 에이전트가 성소수자에 대해 가지는 사적인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사적으론 성소수자 문제를 옹호할지도 모르지만, 게이 캐릭터를 삭제하는 일은 마케팅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대화에서, 그가 우리에게 수정을 요구한 것이 판매량을 염두에 둔 것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에이전트가 그 캐릭터를 거절한 것이 사적인 감정 때문이건, 시장성을 생각해서건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게이 캐릭터가 자신의 이야기에서조차 문자 그대로 누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해당 에이전트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그 에이전트는 사실 다른 에이전트들이 에둘러 말하는 사안을 좀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것 뿐이기 때문이다. 실명을 거론한다면 한 사람이 손쉽게 악당으로 몰린 다음 사람들이 한참 신나게 공격하다가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청소년소설에서 모든 주요 캐릭터를 이성애자 백인의 틀 안에 넣는 것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장기간의 지속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석에서 해당 에이전트와의 만남에 관해 이야기하자 다른 작가들 역시 접촉했던 에이전트들이 캐릭터들의 소수자 정체성, 즉 성적 지향과 인종, 장애에 관한 사항을 수정하라는 요구를 해왔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캐릭터의 성별을 바꾸라는 편집자의 요구를 거절했던 제시카 버데이(Jessica Verday)외에는 많은 작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편집자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우리는 그 두려움을 안다. 그러나 이유가 얼마나 수긍 가능하건, 또 마케팅의 관점에서 적절하였건 간에, 침묵은 이러한 문제를 더 심화시킬 뿐이다. 우리는 다른 작가들도 안전하고 편안한 방법을 택해 제 나름의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

 청소년 SF와 판타지 분야에서 백인 이성애주의가 대세인 것은 어쩌면 작가며 편집자와 무관한 문제인지도 모른다. LGBTQ 주인공이 등장하는 원고들 중 대부분이 출판사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에이전트 선에서 거절당할 수도 있으니까. 얼마나 많은 소설의 이성애자 백인 여주인공, 그리고 레즈비언, 흑인, 혹은 장애인인 주인공의 친구가, 에이전트의 수정 요구 전엔 역할이 반대였을까?

 이렇게는 더 나은 소설도, 더 나은 세상도 만들 수 없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

당신이 편집자라면: 어떤 에이전트들은 원고를 거절하거나 수정을 요청한다. 캐릭터들의 정체성 때문에 책이 팔리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캐릭터를 좋아할지도 모를 당신이 그들을 만나보지도 못한다는 뜻이다.
당신이 LGBTQ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소설에 대해 열려 있다면 그 사실을 명시적으로 알리는 일이 도움이 된다. LGBTQ 소설이라고 해서 판매가 부진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에이전트에게 알린다면 그들이 원고에 퇴짜를 놓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이는 정체성에 대한 다른 문제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당신이 장애인이나 비백인, 혹은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청소년 판타지나 SF에 관심이 있다면, 그렇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려 달라. "다양성을 옹호한다"는 일반적인 이야기 정도로는 핵심을 찌를 수 없다. 우리가 부탁하는 것은 당신이 LGBTQ, 유색인, 장애인, 혹은 위의 사항들이 모두 혼합된 주인공을 가진 책을 검토하고 싶다는 의사를 오해의 여지 없이 분명히 알리는 것이다.   

당신이 에이전트라면: 당신이 LGBTQ 주인공이 등장하는 원고에 열려 있다면, 그 사실을 당신의 웹사이트와 리스트에서 그 사실을 알려달라. 편집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양성을 받아들인다"는 단순한 말은  너무 광범위하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책의 게이 캐릭터를 이성애자로 바꾸라고 주문한 에이전트도 그 말은 했었다.) 오해의 여지 없는, 분명한 의사표현을 통해 다양성의 문을 활짝 열어달라. 예를 들어서: "캐릭터들이 성별, 성적 지향, 인종, 민족, 종교, 장애여부와 국적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주인공들을 선호한다."

당신이 독자라면: 당신의 블로그를 통해, 구매, 독서, 리뷰를 통해, 또 현재까지 출간된 LGBTQ 주인공을 등장시킨 청소년 판타지/SF 도서를 도서관에 신청함으로서 행동할 수 있다. 이러한 책들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이런 책들이 더 많이 씌어지고, 소개되고, 팔릴 수 있다. 당신의 리뷰가 꼭 긍정적일 필요는 없다. 어떠한 식으로 소개되건 좋은 거니까. 블로그, 아마존, 굿리드 등 당신이 리뷰를 읽는 사이트를 통해 리뷰를 하라. 여기(http://tanuki-green.livejournal.com/329393.html)서 LGBTQ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청소년 SF/판타지 도서들의 주석, 아마존 링크를 첨부한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이 리스트를 즐겨찾기에 추가하기를.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 될 것이다.

유색인/비백인 캐릭터 역시 청소년 sf/판타지에서는 부수적인 캐릭터로 등장하고, 그들이 주인공인 책에서는 표지에 백인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있다. 블로그를 통해 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들을 지지해 달라.

유색인/비백인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의 주석, 아마존 링크 첨부 리스트는 여기(http://tanuki-green.livejournal.com/329705.html)서 볼 수 있다.  이 리스트를 즐겨찾기에 추가하기를.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청소년 sf/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은 신체/정신적 장애가 없는 이성애자 백인 소년소녀로, 특정한 민족성이 부각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틀을 깰 수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한 소설들을 리뷰하는 것 역시 힘이 되는 한 걸음이 된다.

당신이 작가라면: 만약 캐릭터의 정체성 때문에 원고를 거절당한 경험이 있거나 에이전트, 편집자로부터 수정 요청을 받았다면 덧글이나 개인 블로그를 통해 경험을 공유해 달라. 익명을 사용해도 좋다.

당신이 이 중 아무도 아니라면: 이 기사를 링크해달라. (트위터에 링크할 때에는 #YesGayYA 해시태그를 첨부해 달라)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행동한다면 엄청나게 멋진 변화가 일어날 테니까.

우리는:

이 글은 레이첼 마닌자 브라운과 셔우드 스미스가 썼다. 레이첼 마닌자 브라운은 방송작가, 시인, 그리고 회고록 <물고기들은 알을 낳으러 돌아온다: 인도의 미국인 부적응자> 의 저자이다. 셔우드 스미스는 30권 이상의 판타지와 sf소설의 저자로 대표작은 성인을 위한 <Inda and Coronets and Steet>, 그리고 청소년 판타지인 <Crown Duel> 이 있다. 우리는 함께 애니매이션 TV 시리즈 <게임 월드>를 썼다.
우리가 함께 쓴 세기말 소설인 <이방인>은 여전히 에이전트를 만나지 못한 채 팔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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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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