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눈빛에 대해 생각하였다, 방향을 헷갈리고 자꾸만 험한 도로에 갇히고 때론 자기 꿈에 결박되어 옴쭉달싹을 못하는 사람들, 겨울에는 술을 너무 마시고 여름에는 벌겋게 익고 공산품이 손을 다치게 하고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을 몰라 창피당하는 사람들, 너무 열정적이거나(말하다가 남을 후려치기도 하고) 너무 냉소적이거나(그래서 세상엔 더 이상 화제거리가 남아있지 않거나) 아무튼 그런 사람들의 면죄부가 되어주는 어떤 눈빛들을 자주 보았고, 그것이 지워지는 장면들도 종종 보았다 그럴 때 그들이 병들었다고 생각한다 혹은 누구라도,
혼자 살면, 와병과 게으름이 분별이 안 된다. 두통 때문에 돌아버릴 것 같고 방기해버린 하루 일과가 또 무거운데, 털고 일어나면 괜찮을 일들도 맘 속에서 푹푹 썩고 이대로 사회에서 해제되어 버리는 게 옳은 결말 아니겠는가 싶은 생각에 하루를 헤맨다 몸이 나으면 또 아침에 일어나 말갛게 세수하고 흥에 들떠 어디어딜 걷겠지 그렇지만 그러지 못하는 날들엔 어디 처박히면 좋을지 모르겠다 우리 엄마가 그러더라 넌 항상 약간 의지박약이었지만 할 건 다 했으니 걱정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