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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408 오후에 채무조정 신청을 했고 신청서 작성에는 1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총 세 시간 동안 각종 금융 관련 보안 프로그램을 잔뜩 깔고 오류가 나면 상담원에게 전화 걸고 그 와중에 당황해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자꾸 틀려서 거래정지-ARS인증-거래정지-ARS인증을 두 번씩 했다.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사는 걸까. 할 일들을 다 하고 나니 창문을 열어 놔서 서늘한데도 이마에 땀이 솟는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4. 8.
  • 0403 * 딱 2회 남은 를 꼭 보고 싶었는데 티켓이 5만원. 사람들은 어떻게 뮤지컬 같은 걸 그렇게 잘 보는지 진짜 모르겠다. 아무튼 5만원은 지금 나한텐 너무 어려운 지출이라 오늘 낮에 4석 남은 예매창을 보면서 고민하다가 하, 됐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면서 그만뒀는데 뜻밖의 행운. 요약하자면 모두 안하던 짓을 해서 생긴 일이다. 도서대출 기한이 한 달인 번역도서관에 한 달에 한 번씩 가서 책을 반납하고 빌리는 날이 오늘이었다. 2호선 반대편은 나한테 지구 반대편 같은 데라서, 원래는 이 년에 한 번이나 갈까 말까 하던 곳. 아무튼 낮에 가서 천천히 책도 볼랬는데 갑자기 급한 번역이 들어와서 딱 폐관시간 직전에 도착하게 움직이게 됐다. 당연히 내 용건은 십 분만에 끝났고, 가는 덴 한 시간이 걸렸으니까 되..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4. 4.
  • 생활적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4. 1.
  • 3월 독서 + 한 일들 3월에도 끝까지 읽은 책들이 적다. 또 대부분 장르. 한국추리 중단편선 Red / Black 2월에 읽었는데 읽은 사실 자체를 까먹음 우타노 쇼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이제 스포일러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오가와 요코, 미나의 행진 이제 와서 알게 된 일인데 나는 오가와 요코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유미리, 가족 시네마 (r) 이 책은 이 나이에 읽어야 하는 거였다. 제시카 워먼, 열일곱, 364일 이달의 YA 쿼터를 채우려고 읽었나 봄. 미야베 미유키,솔로몬의 위증 1 (사건) 드디어 나도 시작하고 말았다. 지난 주 금요일은 이 책한테 강탈당했고. 다이앤 애커만, 새벽의 인문학 팀 버케드, 새의 감각 진짜 좋았다. 과학책 읽으면서 살아야 하나보다. 케이트 본스타인, 젠더 무법자 (r..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3. 31.
  • foil 무섭고 외로운 밤이 지나가니까 밝지도 좋지도 않고 그저 하얗기만 한 아침이 비닐봉지처럼 열린 창을 틀어막고 있다 다시는 다시는 누구한테 영영 기억될 말 같은 거 하지 않을 거야 어떤 날에는 남의 입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밤을 보낸다 틀림없이 불편할 거야 그리고 마르지 않을 거야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이제 안 된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3. 3.
  • 0302 - 좋은 일 하나, 나쁜 일 하나가 있을 때 기뻐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잃은 건 없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게 생각대로 되진 않는다. 오늘 기다리던 합불합 판정은 둘이었는데, 열어 보니 합이 하나 불합이 하나다. 불합은 시험 결과에 따른 최종 불합인 반면 합은 고작 1차 서류 통과다.시험 결과가 나빴었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당장 낼 모레인 2차 시험이 더 어렵게 느껴지고. 사전 없는 번역시험은 딱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불합이었다. 올해부터 사전을 쓸 수 없단 것도 방금 알았고. 이상한 일이다. 좋은 결과는 그다지 신나지가 않은데 나쁜 평가엔 마음이 크게 휩쓸리는 거. 게다가 불합 통보를 받고 누워 있는 동안, 그러고 보면 지난 몇 년간 해왔던 영화제 일에서 올해는 콜이 안 왔단 사실에까지 생각이.. 공감수 0 댓글수 4 2015. 3. 3.
  • 1월 2월 독서 & 한 일들 책을 옮기는 일을 하면서 독서량이 갈수록 주는 게 의아했는데, 의외로 그건 직업병과 비슷한 일인가 보다. 특히 올 겨울은 새 작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작업 외의 책을 읽기가 더 어려웠는데, 반성하는 의미에서 앞으로 적어두기로. 적어놓고 나니 더 끔찍하다.(r) 표시는 재독. 연말헬렌 필딩/ 브리짓 존스의 일기 (r) 엘리자베스 토마 베일리/ 달팽이 안단테소냐 하트넷/ 새들이 보는 것James Patterson/ Zoo길리언 플린/ 몸을 긋는 소녀 는: 어마어마하게 좋은 책이다. 달팽이가 버섯을 갉아먹은 자국은 작은 빗으로 빗어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하고, 그애들은 사랑을 나눌 때 은색의 작은 침으로 서로를 찌른다고 한다. 달팽이는 미끈미끈한 점액질 때문에 자신의 수천 배나 되는 무게를 일시적으로 버틸 수가 ..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3. 1.
  • 0209, 작업 메모 어제, 오늘, 새 번역서를 한 권씩 계약했다. 나한테는 4,5번째 책인데 책 나오는 순서로는 1,2가 될지도... 둘 다 새로운 회사인데, 두 편집자들과는 각각 두 번째로 같이 하는 일이다. 다행히 일을 계속 할 수가 있고, 또 다행히 계속해서 좋아할 수가 있는 책들이다. 계약금 받는 일자가 등록금 납부일과 슬쩍 어긋나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계약 얘기는 전부터 해왔고 여러가지 논의와 협상(?)도 마친 이후였지만, 일정 잡느라 머리가 좀 아팠다. 수치로 목표를 세우는 데 익숙지는 않은데 그래도 올해의 가시적인 목표는 1) 졸업 (또는 진학) 2) 번역서 세 권 (지금까지 한 것만큼은 더 하고 싶어서) 3) 출간이었고, 될 대로 되고 있는 것 같다. 여름 졸업과 번역을 병행하는 게 관건인데 지나온 시절이.. 공감수 0 댓글수 2 2015. 2. 9.
  • richard mcbeef 일 때문에 조승희가 썼던 희곡을 읽었다. 읽으면서 번역해둔 걸 올려 봄. 리처드 맥비프 조승희 등장인물 리처드 맥비프 – 양아버지, 40세 수 – 어머니, 40세 존 – 아들, 13세 배경 거실, 지하실, 차 안 1막 1장 (아침이다. 부엌 창문으로 해가 든다. 존이 부엌으로 들어와 시리얼 바를 움켜쥐더니 껍질을 벗긴다. 리처드 맥비프는 다리를 꼰 채 부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다.) 리처드 안녕, 존. (존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며) 존 안녕, 딕Dick. (얼굴을 찌푸린다) 리처드 ‘아버지’ 라고 불러보렴. 존 당신 내 아버지 아니잖아. 당신은 딕이야. (존은 화난 듯 시리얼 바를 씹어먹는다.) 리처드 그러지 말고 존, 앉아 봐라. 남자 대 남자로 이야기 좀 하자꾸나. (리처드가 식탁 아래서 의자를 끌어..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2. 9.
  • 0130' 밤에 자는 애인의 손을 만지며 아무래도 슬픈 일은 없다, 고 생각하다가 그건 아닌 걸 늦게 안다. 슬픈 일은 꾸준히 슬픈 감정을 생산하며 거기 있는데 그걸 건너 뛰기로 하는 것뿐이다 튼튼하고 덤덤하려고 애쓰며 누락과 생략에 익숙해진다 점점 더 능숙하게 건너뛴다 가끔 없는 줄 알았던 마지막 계단에 미끌리고도 가던 길 간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1. 31.
  • 0130 종로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왔는데 이제는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나는 나에 대해 아무 말을 안 한다. 예전에는 누락이라 여겼던 일들에 대해 이제는 생략을 감안할 수 있게 되었다. 기다 아니다가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나는 이제 그냥 넘겨짚으라고 하는 편이다. 딱 두 번 슬펐고 아무도 모른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1. 31.
  • 1월 20일 생활 이런저런 걸 생략하고 이번 주는 밝고 맑게 맞았고, 오늘은 종일 일. c사에 급한 번역건이 있었고, 남은 시간은 인문서 샘플과 장르 리뷰를 번갈아 하며 정신없이 보냈다. 도중에 h언니랑 통화로 주부생활 잡담 같은 것도 한참 하고. 실은눈 뜨자마자 렌즈 끼고 스타벅스에 달려갔는데 도중에 자리 한 번 옮기고 종일 일을 해도 안 끝나. 결국 다 못 끝낸 채로 집에 왔는데, 의지는 충만한데 몸이 안 따라준다. 일어서서 맨몸 스쾃도 하고 배우가 가르쳐 준 스트레칭도 하며 별 짓을 다 했는데 피곤하기 짝이 없다. * 아침에 눈을 떴는데 푹 잤다는 배우의 기분이 드물게 좋아서 나도 신나는 아침이었다. 조그만 라떼 한 잔씩 나눠 마시고 각자의 일터로 갔는데 문득 착하게 살아야겠단 결심을 했다. 요 얼마간 몹시 흔들리던..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1. 20.
  • 1월 16일 생활 원고료 스트레스로 부정적인 감정을 토로하려다 말았다. 억울하기도 하고 몹시 불편하기도 한데 어쨌든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인 거다. 요즘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라면 오로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만 버티고 있는 것 같다. 돈이 없으면 집에 있는 동전을 긁어 모으곤 하는데, 접때는 y가 '동전 트릭' 에 걸렸다. 액수를 맞춰 챙겨 나온 웬 영국 동전(아마도 10펜스)이 섞여 있는 바람에 백원이 모자라 뭘 사지 못하게 된 거. 그 동전 어디 갔나 했는데, 어제 아침엔 내 차례더라. 커피는 못 사먹을 것 같지만 베이글(2600원)에 무염버터(500원)를 발라 먹으려고 책상 위에 있던 지폐며 동전을 3100원에 딱 맞춰 세어다 신나게 나갔는데, 계산대에서 보니 3천원+10펜스. 버터는 못 사고 3..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1. 17.
  • 1월 15일 생활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에 대해 뜻밖이라고 느꼈다. 예컨대 스물다섯 넘어서 하게 된 요리, 근사한 요리를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설거지만 빼고 그 모든 과정들이 정말 즐겁다. 그걸 누가 먹어 주는 것도 즐겁다. 그 전의 이십몇 년 동안 나는 내가 절대로 제대로 된 라면이나 달걀반숙을 만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느낌은 석사 코스웍 때 생긴,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었는데, 몇 번의 입시를 치르고 대학교 공부를 하는 동안 나는 쭉 슬렁슬렁 해치우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번역에 대한 생각도 그렇다. 나는 쭉 내가 번역을 하게 될 줄 알고 있었고, 아마 내가 잘 할 수 있을 일이라는 생각도 했을 텐데, 출판번역 만 2년차(이렇게 계산하기로 했다), 에 드는 생각은, 내가 ..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1. 16.
  • 2015 최고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새해 첫 순간들을 보냈다. 이 기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5. 1. 1.
  • 속상한 일들 굵직굵직한 속상한 일들을 놀라울 만치 잘 넘기고 있는데 반대로 놀랄 만큼 사소한 일들 때문에 마음을 상하기도 한다. 오늘은 플라타너스 낙엽을 잔뜩 주워왔고 "내가 플라타너스에 올라가서 따 온 거야, 어찌나 높던지" 그런 일들이 기분을 둥둥 뜨게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들도 물론 있었다. '오해가 풀리면', '상황이 나아지면', '우리가 더 잘 지내게 되면' 이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일들이 많다.가끔 더 이상 아무의 삶과도 상관없어질까봐 무섭다. 그러나 알아서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가족도 없고 개도 없고 아이도 없을 거라는 게 무섭다. 집도 없을 것이다. 친구들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그래도 단풍 깻잎 냄새가 나는 플라타너스 잎을 뜯어 먹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고 우리는 셋집에서 조..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1. 25.
  • thirty something 비밀 없이, 각주 없이, 건조하게 하루를 기록해 놓고 싶은 때들이 있다. 여의치가 않아서 블로그에 새 카테고리를 만들어 봤다. 감정에는 찌끼들이 많다. 그건 드러낼수록 계속 똑같은 말들이 된다. 글쓰기 책에서, 추상적인 단어를 집요하게 반복한다는 것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다는 마음의 반증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읽었다. 어제는 석사논문 중간발표가 있었고, 여러가지를 잘 정리했다.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하려는 과정이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고 어떤 일에 더 이상 개의치 않겠다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밤에는 애인과 동네 산책을 나왔다가 펍 테라스에서 술을 한 잔 하는데 동네 친구 ㄹ를 우연히 만나 합석했다. 저녁에는 낭독 공연을 보러 간다. 술 마시기 좋은 나날이라 아마 오늘도 술을 마실 거다. 원고..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1. 6.
  • 11월 현재 무시무시한 11월이다. 올해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결과 지금 계약서 번역 한 건과 외서 리뷰 한 건, 그리고 무려 석사논문 중간발표문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게 되었고, 모든 것의 마감을 놓치고 있다. 실은 중간발표문을 진행하고 있다, 는 말은 있는 힘껏 근시안적인 표현이고 석사학위청구논문을 진행하고 싶다. 당연히 죽고 싶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채용정보"를 알아보는 시즌이 있는데 지금이 공교롭게도 그 시즌이다. 고생을 하다 보면 "월급"을 받고 싶고 "퇴근"을 하고 싶은 법이므로. 간밤에는 내가 재작년쯤 쓴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엄청나게 젊었더라는, 생각을 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1. 1.
  • rent 모든 괴로움과 핑계가 끝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건 전셋집이 생기는 거다. 전셋집을 마련하려면 얼마나 걸릴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움과 각종 핑계가 몰려온다. 공감수 0 댓글수 1 2014. 10. 31.
  • 커피 에스프레소 머신이 영 불편한 공해로 느껴진 지 한참 됐다. 은빛으로 거대하게 빛나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언제나 근사한 정황을 뽑아내는 건 아닌데, 일단 그 기계의 존재가 위압적인 데다가 바리스타가 그 기계를 최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고, 스팀을 뿜어내는 치익 소리, 원두가 그라인딩되는 소리, 쾅쾅 두드리는 템퍼링 소리가 소음 공해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실 작고 다정다감한 개인 카페보다는 스타벅스나 자바 커피, 네스카페, 이렇게 미국식 체인점 세 곳을 좋아하는 편인데 분주하고 붐비는 곳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에 따르는 소음이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값비싸고 실용적인 에스프레소 머신, 일관성 있는 커피 내리기 프로세스, 호쾌하게 뿜어나오는 스팀, 이 세 가지 요소가..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0. 14.
  • md 스트레스 수준이 수용가능한 범위를 넘은 듯, 살아 있는 동안엔 버틸 만큼 버티지만 어제는 종일 아무 것도 못하고 살인범이 되는 꿈에 붙들려 있었다. 주요 테마가 범죄인 매체들을 집중적으로 청취한 대가겠지만 잠에서 깨어날 때는 토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그 꿈 세계엔 이상하게 변호사가 없더라. 내가 불행한 걸 널리 알리고 싶진 않고 그저 기록해 둔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0. 7.
  • ugh 십대 이후의 인생에서 한 달에 일 주일 정도는 인생으로 카운트하지 않아줘야 공정한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매달 하며 산다. 요 며칠간 내가 한 일이라곤 나쁜 기분으로 집에 누워 한 시즌을 비롯해 각종 반사회적 범죄들이 등장하는 (보험사기, 청부살인, 총기난사) 각종 매체에 의지한 것 밖에 없다. 불행히도 프리랜서에겐 생리휴가가 없는 관계로 마감은 모두 했지만 면접은 못 갔고 도서관에도 못 갔다. 책상에 앉아 머리속으로 얼추 계산해 보니 내가 보통 사람이라면 안타깝게도 살면서 내보내야 할 난자의 절반도 채 내보내질 못한 셈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9. 25.
  • 요즘 미용실에서 소설을 읽고 있는데 어시스턴트가 무릎에 패션 잡지 한 권을 갖다놨다가 민망해하며 다시 가져갔다. 사실 잡지 표지에 흥미로운 기사 제목이 실려 있긴 했는데, 소설이 흥미진진해서(총기 난사 장면이었음) 이따 읽을 테니 놔두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책 읽으면서 길을 걸어다니는 건 초등학생 이후로 안 해본 짓인데, 요즘 그러고 다닌다. 스스로가 걱정될 정도다. 사람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참 별론데, 아까도 집에서 영화를 보다가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었을 시간을' 이렇게 쓰는 게 아쉬워서 전자책을 힐끔힐끔 읽기 시작했다. 독서량이 늘었다기엔 원래 꾸준히 많았다. 그런데 어딘가 극단적인 방향으로 향해가는 것 같다. 학기 등록을 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책을 다시 빌릴 수 있다는 게 첫째 이유, 여행 ..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9. 22.
  • seek 며칠째 우리 집 앞에 죽어 있는 비둘기 한 마리를 누구도 치우지 않는다. 물론 이미 아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여서다. 사람들이 이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흥미롭긴 하지만 (예컨대 사흘째 되는 날 누군가가 전단지로 그것을 덮었는데, 용기는 고마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러지 않는 게 좋았을 것도 같다. 나흘째 되는 날 전단지는 날려가고 그 밑에 있던 것이 다시 드러났다.) 공포와 역겨움을 가시게 할 정도의 호기심은 아니다. 우리는 눈을 뜨지 않고 숨을 쉬지 않고 지나쳐가려고 애쓰지만 그것의 색깔과 규모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알고, 가급적이면 그것을 화제에 올리지 않는 배려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편의점의 선반 앞에 서 있을 때도 모든 것이 그것을 연상시킨다.) 집에 있을 때 우리는 건물주인은..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8. 16.
  • 먼로 2012년 11월, 수록 버전 그녀는 일어나서 재빨리 옷을 입고 집 안의 모든 방을 돌아다니며 이 새로운 사실을 벽과 가구에게 전해 준다. 어디에나 구멍이 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가슴에. 그녀는 커피를 만들지만 마시지 않는다. 그녀는 결국 다시 침실로 돌아간 다음에 지금 맞닥뜨린 현실을 처음부터 다시 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장 짧은 편지. 편지를 던져버리듯 전했다.- 릴리언은 죽었어, 어제 묻혔어. 그녀는 이 편지를 그의 사무실에 보낸다. 중요하지 않는 편지다. 특별 송달이라니, 뭘 그렇게까지? 그녀는 전화기를 꺼 버린다. 전화를 기다리는 괴로움을 덜기 위해서. 침묵. 다시는 아무 소식도 듣지 않은들 상관없다. 하지만 곧 편지가 도착한다, 그녀가 보낸 편지보다 길지도 않다.- 이제 다 잘 됐..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7. 27.
  • - 금요일 밤에는,막걸리를 마셨다. 퇴근길에 나는 어쩐지 부대찌개를 꼭 끓이고 싶은데 y.는 두부김치 만들어다 막걸리 (장수막걸리와 가평 잣막걸리가 반 병씩 남아 있었다)를 마시고 잔다며. 계란 한 판 사려고 마트에 들렀다가 '느린마을 막걸리'가 들어온 걸 보고 한 병 사서 계산하는데, 동네이웃이 '마트에 느린마을 막걸리 들어온 거 봤어?' 하고 전화를 했다. "너 우리가 마트에서 느린마을 사는 거 CCTV로 봤니?" 하고 진심으로 물었지만, 결국 집에서 이웃과 셋이 이런저런 안주거리를 만들어 느린마을 세 병, 남아 있던 막걸리에다 맥주, 전주서 사 온 모주까지 거덜낸 금요일 밤. 토요일 낮에는,부대찌개를 끓여먹고 낮잠을 자다 출근했다. 유난히 고온건조한 오늘치 봄볕을 낮잠으로 다 날리나, 생각했는데, 창을..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5. 10.
  • kept 나는 사사로운 말만 하려고, 이제 일하러 갈 것이다. 토요일 새벽에 행복하다고 느꼈다. 다른 것들 중에는 중요한 것이 없다. y. 가 보고 싶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4. 27.
  • april 지난 달에는, 메밀국수를 먹은 날이 기억난다. 3월 3일이었는데, 빌라 반지층에 차려진 국수집에서 상냥한 할머니 두 분이 메밀국수를 잔뜩 내준 다음 내가 그것을 절반밖에 못 먹는 동안 큰 텔레비전으로 멕시코의 경제가 왜 좆망했는가, 에 대한 다큐를 보고 있었다. 그 후로 모든 것이 여러 색으로 뒤섞여 있고, 사월이 됐다. 지난 달에 상을 당해 내려가 있었고, 그 직후에는 병을 얻었다. 그건 가벼운 일이었는데, 그 때는 무거울지도 모른다고 겁을 냈다.아마 올해 삼월을 잊기 힘들 것이다. 내가 어떤 식으로 연약한 사람인지를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누가 죽었다는 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일. 아직 그런 것이 생활 위에 잔뜩 얹혀 있다. 가장 젊다고 생각했던 날들은 이상하게 이십대 후반에 걸쳐 있는데 그 ..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4. 1.
  • 27 밝을 땐 자전거에 물병 하나 꽂고 시장에 가서 장을 잔뜩 보았고, 집밥을 해 먹었다. 오전에는 세탁조를 청소했고 밤에는 세 번째 방을 정리했다. 장사 밑천 랩탑은 일찌감치 꺼뒀다. 저녁 상차림 딸기우유를 만들기도 생활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들을 새로이 만드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아니다.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자전거 벨을 울리며 생각했다. 아무 소식도 그리 궁금하지가 않다. 백팩에 단단한 것부터 무른 것까지 장을 봐 온 식품들을 채워넣는 일과 수건을 이리저리 네 번 접어 욕실장에 채워넣는 일. 하루에 다섯 번 먹으라는 약들은 두 번 먹고 번번이 잊곤 한다. 저녁엔 근사한 영화를 한 편 보고 돌아와 애인과 간식을 먹었다, 침대에 혼자 누워 클립형 독서등을 책에 꽂아 로리 무어를 읽는 밤. 그러고 보면 작년부..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3. 28.
  • 27 하루를 랩업하면서 생각하니 아무래도 난 가사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인데, 아무리 많은 일을 한들 배경이 집인 이상 집안 꼴을 조금은 신경써야 한단 게 억울하다. 구두 신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 대상포진 걸렸으니까 봐달라고 하고 싶은 심경. 종일을 최소한의 가사노동으로 보냈는데 딱히 깨끗해진 것도 없고 마감은 저녁에 겨우 했다. 망 안에 들었던 마지막 양파가 물러서, 물에 살짝 담갔더니 다음날부터 뿌리가 났다. 싹이 뿔처럼 우거지기에 이라 이름짓고 길렀는데 걷잡을 수 없는 크툴루가 됐다. 가정사며 병이며 그런 일들로 식구들이 다들 정신이 없어서 지난 한 주간 집밥을 한 번도 못 해먹었다. 나는 책 한 권 제대로 못 읽은 채로 마감을 근근이 한다. 이 와중에 청소라니, 아무래도 내가 할 일은 아닌데, 오늘은..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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