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j는 이제 없는데 나는 2년째 그 집을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걘 거기서 죽은 것도 아닌데. 오늘 새벽에도 그렇다. 테니스장 앞 벤치에 앉아서 고개를 들면 정확히 그 집이 보인다.
지난 한 주가 힘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심리보고와 자살사고 공유와 알코올중독은 나에게 너무 나쁜 영향을 준다. 나는 그 사이에 알코올혐오자가 되었고 자살사고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해야 한다는 걸 무겁게 느낀다.
우울감을 나누는 것이 조금도 좋지 않다. 비록 우울에 관한 책을 작업하는 중이지만...
나쁜 일만 있지는 않았다. 우선 오래 끌던 반비 마감을 했다. 연신내까지 산책하고 책을 사왔었고 (델핀 드 비강, <충실한 마음> 나는 제목이 가장 좋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절반을 읽고 다음날 새벽에 절반을 읽었다. 너스레에서 그 옛적 문학회 사람들과 동아리연합회 사람들이 밤반 섞인 우스운 모임을 했다. 다들 그럴싸한 어른이 되어 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다음 약속도 잡았다. 저녁마다 행아웃을 켜는데 주로 HA가 있다. 조용히 각자의 일과 공부를 하다 보면 시끄럽고 발랄한 친구들도 다녀간다.
미팅 겸해서 신사동에 갔었고 YW은 곧 팀장이 된다. 나도 엇비슷한 기간 동안 일을 했으니, 같이 성장했네.
아이돌 덕질을 그만두니 정말 웃을 일이 없구나. 친구가 너무 많은데 친밀한 건 다른 문제다. 가급적 원치 않는 친밀함이 있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한 며칠 사이에 <블랙미러>와 <이어스&이어스>를 몰아 봤다. 자정부터 다섯시까지는 명상앱 말고는 핸드폰을 잠가 놓는데 (이북 읽다가 못 자는 거 방지) 드라마 보는 동안 아이패드를 방으로 끌고 오는 바람에 조금 엉망.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다. 일단 좋은 일. 최근 작업하다 관심이 생겨서 국내 출간서를 읽어보았던 저자 (LD) 원고를 받아보았음... 작업할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
사실 이미 아침 알람이 울렸지만, 우선 잠을 자려고 노력해볼 생각이다. 내일 할 일도 글쓰기, 작업, 논문. 틈틈이 집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