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사전

진흙 얼음 2010. 9. 10. 09:27

석사's high라고 있다. 이는 석사과정생이 밤새 아카데믹 페이퍼의 언저리에 놓인 무언가를 쓰다가 사점을 넘긴 이후 (디그리를 얻고 패컬티에 소속되고 테뉴어를 딴듯한 기분으로) 피로를 잊고 자기 안에 상처받은 채 잠들어 있던 천재성을 고독의 축복인 마음의 눈으로 발견하는 것인데 대개는 다만 졸음퇴치포션의 과다한 복용에 기인할 따름이렸다, 아무튼 그것이 석사스하이.

밤새 제자살해에 준하는 양의 발제를 하다 보니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나서 신조어가 마구 생산되었다. 흑인 타자(Black Other)가 흑인아더와 블랙타자로 분열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학기 듣는 모든 과목의 위클리/바이위클리 페이퍼와 파이널 텀페이퍼를 영어로 써야 하고 선생님이 한국말로 강의하는 수업이 한 과목뿐이다, 그나마 옆학교 수업. 그래서 모국어의 속살 따위 저버린 채 그림자파이(grimzafy; 그림자화하다), 타자라이즈(tazarize; 타자화하다) 같은 조어들을 마구 생산하고 있다. * 용례: 식민주체에 의해 그림자파이드 된 피식민자의 타자라이제이션... $@##이라이즈니피케이션...이스틱...이즘...어라이저블리파이드...
이 이야기에서 무서운 점은 저것이 자살적인 위트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는 것이다. 논문 읽고-번역하고-패러프레이즈하여-필사(신체가 거의 해부학적으로 따로 논다)하는 와중에 내 의지와 무관하게 그렇게 쳐지고 있음... 

상기한 조어법에 따르면 제자살해는 물론 제자사이드다. 스펠링에 유의해서 Xezacide.

흑인아더는 옆집에 사는 아더라는 이름의 섬세한 청년이고 블랙타자는 야구를 좋아하는(포지션: 타자) 9세 소년인데 둘은 모르긴 몰라도 제제와 뽀르뚜가 같은 관계 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둘의 속사정이야 알 게 무어냐만 의식 저편에서 달려오는 망가라치바는 거의 물신적인 존재성을 가지고 있다.

내 가슴에 거하던 작은 새 한 마리는 날아가고 
밍기뉴...
나는 다 컸는데 아직도 은종이 풍선 찢는 장면만 생각하면 존나 운단다 
그러나 이제는 도처에 원형의 폐허들이 
아른거리는 불면의 아침  
텅텅 빈 텅 트위스터

밤새 정신줄 놓은 발제자들간의 열렬한 온라인 디베이트: 포스트바보주의는 후기바보주의인가 탈바보주의인가? 후기바보주의라면 그것은 청출어람은 청어람이라는 견지에서인가 혹은 고루한 기존 메이저 바보주의의 지지부진한 연장일 뿐인가...  (뭐가 되었건 후기바보주의자는 바보 중에서도 쩌리인데.)

언니 저 졸리파이드 되고 있어요
안돼요 깨어라이즈 하세요 
우리 지금 잠 못 자서 또라이즘 돋는듯 




+
영감을 받으려고 <현대비평과이론> 91년 창간호를 읽었는데 용어해설 란에 "디컨스트럭션", 그외 "포스트모더니즘에로의 초대" 같은 아티클이 번역수록 되어 있는 20년 전 비평저널에서 무려 2008년에 쓴 학사논문 주제를 발견하고 좀 창피 애즈웰애즈 의기소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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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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