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계란
0226
별__
2014. 2. 26. 06:26
자다 일어나서 이력서를 온갖 곳에 발송한 날이 이틀이나 있었다. 이력서에는 8년을 다닌 학교가 단 두 줄로 적혀 있고 나머지는 각종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일들이 중요한 척 하면서 들어앉아 있다. 더 싫은 일들을 생각하며 버틴다. 누구는 짬뽕을 만들면서 박사과정을 버텼다고도 하고 파리 메트로를 타고 다니는 걸 무언가 비루하고 후줄근한 일처럼 적어놓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나는 한 달간 서울메트로도 안 타서 2월 24일에 교통카드를 찍어 보니 누적 요금이 만 원이 조금 넘었다 아무데도 안 간다.
애인이 와 있던 이틀간은 지어낸 것처럼 푹 잤고 나머지 모든 날에는 잠을 못 잤다, 자는 일이 별로다 깨어나는 일도 별로다 너랑 두 밤만 더 잤으면.
거의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는 순간이 왔고 아무튼 이 순간은 지나가겠지만 건너뛸 수는 없어서 그 안에 가만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