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얼음
꿈
별__
2011. 7. 8. 18:07
가끔 내가 하는 일은 견딜 수 없을만치 시시하게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이 달려 있는 일들이 있다. 이번 기획이 "팔리지 않으면" 여름이 지난 다음 입으로 밥 집어넣으며 살아 있을 방법이 묘연하다. 그러나 난 방에 꽃도 꽂아야 하고 꽃을 머리에도 달아야 하는 사람이니 꽃값 벌고도 남아야 밥을 먹지.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삶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매일 저지르는 부정행위다. 아침이 다 되어서야 쇄골을 구기며 잠들었고 긴 꿈을 꾸었다. 침실이 세 개짜리인 방으로 이사를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갇혀 있었고 그래도 거기서 예쁘게 살아 보겠다고 푸른 카펫도 깔고 화병에 물을 담았지만 지루하고 겁이 났다. 색유리 바깥을 내다보니 얼굴이 망쳐진 옛사랑들이 잔디 위에서 놀고 있었다. "할 말 있어요? 그럼 이거 먹고 나가요." 가정부가 양수냄비를 가져왔는데 열어보니 어린 고양이 전골이었다. 뼈가 연하고 눈을 감고 있었고 털이 젖어 착 붙어 있었다. 나는 그런 고양이들을 안다. 끔찍한 일이다. "어차피 죽었잖아요, 먹어요." 가정부가 칼을 들고 대합조개를 열어 주었다, 그 조개의 이름은 백합이라고 했다. 한 깍지 안에 든 사이좋은 콩처럼 어깨를 붙이고 누워 있는 고양이 세 마리. 어차피 죽었잖아요, 먹어요, 잃을 건 없잖아요, 가 귀에서 웅웅 울렸고 나는 굴을 삼키듯 후루룩 고양이들을 먹어 버렸다. 잘했어요, 아무도 모를 거예요. 열린 유리창의 가시에 온 몸을 긁히며 나갔는데 대열을 이루어 서 있던 사랑스런 사람들이 솜사탕 막대로 내 심장을 찔러 죽이고 말았다. 이럴 수가,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버렸는지 너는 결코 모른다.
"마침내 나는 소원대로 늙었고 내가 알던 시대도 끝났다. 나는 등이 굽고 장님에 가깝다. 지나가면 등 뒤에서 냄새가 난다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이미 이 모든 것에 평생이 걸려 익숙해졌다. 나는 천하고 멸시당하며 간혹 녹슨 동전들을 얻는다. 내게는 그것이 필요없으므로 나는 내 신중한 고양이에게 그것을 준다. 내 고양이는 이미 누더기가 되었고 나는 자주 그의 너덜너덜한 귀나 떨어져가는 꼬리를 튼튼하게 꿰매 준다. 고양이와 내가 걸어다니면 우리는 한 쌍의 죽은 비둘기 같다. 우리가 갈수록 그럴듯하게 어울린다는 사실에 나는 입술을 오므리며 웃는다.
마침내 우리는 이 집에서 쫓겨난다. 우리를 발로 차 내쫓고 나서 그들은 이가 끓는 이 집을 소각한다. 우리는 숨겨 두었던 붉은 자동차를 탄다. 내가 운전할 때 고양이는 의젓하게 내 무릎에 앉아 있다. 바람에 스카프가 휘날린다. 우리는 단지 과시를 목적으로 주변을 몇 바퀴 돌다가 바로 목적지인 은행으로 차를 몬다. 우리가 들이닥치자 모든 사람이 숨을 죽인다. 우리에게는 동전을 녹여 만든 매끈한 총이 있다. 마치 먼 꿈처럼 빛나는. 우리는 안전장치를 푼다,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우리는 순조롭게 돈이 담긴 자루를 차에 싣고 누구도 해치지 않은 채 달려나간다. 신문에 사진이 실리겠지만 복면 뒤 우리의 표정을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많은 돈을 우리는 값비싼 펜던트와 향수를 사제끼는 데 쓴다.
해가 지기 전에 우리는 먼 섬에 도착했다. 누구도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환영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스스로 화관을 엮어 머리에 얹는다. (쪼갠 과일을 여러 접시 먹어치운 다음에 조용히 지는 해를 기다린다, 그것은 장관이라 기다릴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다음 날 또 보기로 한다.)"
압도적인 느낌, 여긴 온통 느낌 뿐이다.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자라서 네가 아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