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31 송년

별__ 2010. 12. 31. 15:51

감기를 부둥켜안아 보내는 송년, 어릴 땐 엄마와 한 해의 잊고 싶은 일을 종이에 써서 촛불에 태웠다. 불이 붙은 종이는 질그릇 위에 얹으면 부드러운 재가 되었다. 그 때는 잊고 싶은 일도, 사실은 겪은 일도 별로 없어서 무엇을 쓸까가 고민이었다, 엄마는 뭐라고 썼을까. 사는 일이 이렇게 어둡고 부드럽고 난폭하다는 사실을 잊고 싶다. 그래도 그런 것은 촛불에 태울 수가 없다.
'지난 해엔 많은 일들이 있었다' ... 새해에는 '기분이 (일관되게) 좋으면 좋겠다' 그런 소망이 있다, 그럼 직업도 생기고 연애도 하겠지. 고양이와 친구들에게 고맙다 언제나 좋은 작가보다는 좋은 사람이, 그 중에서도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고 그 일을 위해 서로서로 도왔으면 좋겠다.
우앙 스물여덟이 된당 두근두근 솔직히 이십대 후반에서 가장 섹시한 나이라고 생각한당
그럼 난 이만 병석에서 엎드려 원고를 쓰는 삿된 일을 하러 돌아간다 뭔가 멋있는 말을 쓰고 싶은데 콧물의 늪에선 아무것도 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