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얼음

들리던

별__ 2010. 10. 14. 05:38

맞은 자리가 부풀어오르는 대신 파열된 것들을 대신하여 피를 조금 뱉었다가 삼키고, 우리는 외상도 없이 이리 산다. 태엽을 너무-많이-감고 온 새처럼 진행하는데 어디에 내릴지는... 미운 사람과는 밥 한 끼도 같이 먹을 수 없다, 그건 태업이다. 다른 날들에는 물샐 틈 없이 완전한 순간이 있다, 베개 커버 안에 들어가서 죽고 싶다. 거의 행복하다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부를 수 있는 입술이 없다. 나를 너무 구해서는 안 된다 그러지 말아 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내가 지나치게 진지하게 항상 진심이고 진심이었다고 말할 때 들리던 눈썹은 아름다웠으나 그러한 눈썹을 수천 개는 보았다, 눈썹들.)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진심들이 같은 밀도를 유지할 수는 없다, 모든 패를 꺼내놓아 버릇하였다 해도 본인의...을 알리는 패를 누구의 눈앞에 혹은 눈썹 앞에 들이밀 수 있을까, 그리하여 독백의 습관이 조장되는 것이다, 언젠가의 일기장에 썼다: 앞으로 한 페이지에 한 문장은 거짓말이다. 아, 난 그걸 가려내지 못한다, 영화에서 자낙스를 복용하는 남자는 목욕가운을 걸치고 샴페인과 담배를 떨리는 손으로 집어들며 전화를 건다 끝없이, 자신의 공황장애에 대해 말하면서, 구해달라고 그러나 당신의 도움은 필요없다고, 혹은 어느 겨울에, 
우리는 아프고 약하고 서로를 미워했는데, 길에서 비둘기를 보았고, 죽어서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이에 심장을 문 것 같은 기분으로 네게 달려갔다, 내가 나 자신을 채색할 수 있었더라면 섬광을 그려넣었을 텐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나는 웃었거나 울었고 너는 나머지 한 가지 일을 했는데,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된 것 같았다, 너무 높이 올라가지 마. 

편의점에서, 바닥에 뭘 쏟았는지 유독한 레몬향이 코를 찔렀다, 혹은 포스기가 고장난 것 같은데, 전기 신호 소리가 항구적인 악몽처럼 귀를 괴롭혔는데, 이런 식의 공격은, 나는 일 분 미만 거기에 있었으나 풀려난 게 다행이었다, 이런 말은. 

수첩의 모든 페이지마다 씌어 있는 오늘의 할 일: 잠을 자기.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

할 수 있는 다른 말들: 부러진 와이어에 짓이겨지는 늑골로 언제나 거대한 햄 속에 들어 있었다, 앵무새를 죽이고 까마귀를 기르며 살해협박보다는 사망기도가 필요한 낮밤들이 있다. 어린 시절에는 앞으로 저지를 악행들을 예감하면서 악몽의 재료들을 마련하였다, 다품종 소량 생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