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__ 2010. 9. 19. 22:27

포항의,
아침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대진기계, 서울크랑크, 대진기계. 물 건너의 연립주택. ("저기 살면 좋겠다." "왜?" "베란다에 빨래 널다가, 물 내려다보면서, 오늘인가, 하게") 술 마신 다음날 아침의 항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전날 우리가 멸망한 것도 모르고. 누구나 가슴 속에 이카리 신지 하나쯤은 품고 있는 거잖아, "도망치면 안 돼" 만 읊조리며 도망치고 싶은 날들. "너는 널 버릴 수 없어, 그런 걸 넣는 종량제 봉투는 세상에 없거나, 존나 비싸." 대신 너는 도망온 별에게 또 뭘 먹여 보낼까 이번에는 뭘 사먹일까 고민하였다. 떠날 때보다 무거워져 돌아왔는데, 그토록 단정한 다정에게 (암 아벤트 운트 암 모르겐) 눌러 살고 싶어하는 것도 손 안 대고 일생을 망치는 방법이다.

지금 우리 만담하는 거야?
아니, 숨막히는 두뇌대결 중인 거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놓고 땅콩 하나 까 주는 것도 난 뭘 그리 어렵다고.
진정성이 없어.
이상하지? 왠지 되게 애쓰는 게 티가 다 나, 부끄러워.
그런데 별의 진정성이 어디 있냐면 이런 걸 할 때 그 진정성 넘치는 표정.